이슈토론문코로나 19 속 고용위기, 사회적 재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관리자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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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일시휴직 160만명 사상 최대 [경향신문 200418]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펴내며 세계경제 상황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가 간 무역을 통해 지난 20년간 확대되어온 세계 경제의 연결은 각국이 출입문을 걸어 닫으며 조금씩 끊어지고 있다. 확대된 세계무역 속에서 수출중심의 경제를 지향해왔던 한국도 그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가장 먼저 항공, 관광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자영업자들의 수입 감소로 직결되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원자재, 부품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소비가 얼어붙자 한국의 공장들도 멈춰섰다. 온 나라, 아니 온 세계가 어려움을 맞은 이 시국, 문재인 대통령은 4.19혁명 기념식에서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가치로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연대와 협력은 중요한 가치이긴 하지만 현실의 경제위기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작동하고 있다. 정부도 대책을 조금씩 내놓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연대와 협력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3월 고용 동향’을 보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임시·일용직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서 취업자 수가 대폭 줄었다. 정부가 기존 임금의 90%까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원해준다고 약속했음에도 기업들은 노동자를 덜어내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고용통계는 충격적이다.

코로나19 피해 사례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차강요→휴업, 휴직→해고 및 권고 사직의 순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유급휴직 대신에 휴가를 쓰도록 강요한 뒤, 사태가 장기화 되면 사업장을 휴업하거나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 그리고 무급휴직이 장기화됨에 따라 임금 지급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제 발로 나가게 하거나, 무급휴직 조치에 반발하는 노동자에게 사직을 권고(라 쓰고 협박이라 읽는)한다. 이는 특히 하청업체, 영세 사업장에서 두드러진다.


원청은 계약해지라는 이름으로 책임과 비용을 하청업체에게 털어 버리면 끝이지만 원청이 지급한 금액이 곧 이윤인 하청업체의 경우에는 그 책임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노동자에게 전가한다. 하루하루 자금난에 허덕이는 영세사업장은 임금을 먼저 지급하면 나중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기다릴 여유가 없기에 노동자를 줄인다. 결국 비용은 아래로 아래로 전가된다.


이것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한국에서 고용보험 가입률은 49.4%(2019년 8월 기준)에 그친다. 영세사업장, 일용직, 자영업자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을 안전망 없이 그대로 받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라는 뜻이다. 택배 기사, 퀵서비스 노동자, 학습지 교사 등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노동법 바깥에 존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만 해도 220만~23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기에 일감이 줄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도 없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대상도 없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4차례에 걸친 업종․분야별 긴급지원방안, ‘100조 원 + α’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36조 원 + α’ 규모의 수출 활력 제고 방안, 2.2조 원 규모의 스타트업․벤처 지원방안 등 천문학적 규모의 기업지원 조치를 발표했지만, 그에 비해 고용․실업 및 노동자 지원 대책은 매우 부실하거나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위기가 확산되면서 고용․실업 및 노동자 지원 대책에 새롭게 증액된 예산 규모는 모두 합해서 1조 5,783억 원에 불과하다.(4.13 기준)


정부의 이러한 기업 지원에는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는 전제가 포함되어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업들이 대응한 방식은 연대와 협력이 아니라 나부터 살고보자는 식의 피해 전가였다. 계약해지의 탈을 쓴 정리해고를 당하는 하청업체 노동자, 일감이 줄어 생존위기에 내몰렸지만 실업급여는 꿈도 못 꾸는 특수고용노동자, 작은 타격에도 폐업위기를 겪는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잘 작동되는 줄로 믿고 있었던 한국 사회의 잠복된 구멍들은 노동권이 존재하지 않았던 곳부터 드러나고 있다. 생산을 조직하는 기업은 살아도 생산의 참여하는 사람들의 권리인 노동권이 빠진다면 잠복된 구멍들은 코로나 이후에 메울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커진 구멍의 크기만큼 해고가 쉬워지고, 임금은 낮아지면서 기업들은 경제위기에 대처할 또 하나의 안전판을 얻게 되지만, 해당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의 삶의 질은 오히려 후퇴한다.



이러한 구멍들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도 모르는 새 조금씩 확대되어왔다. 97년 외환위기와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시도한 것은 외주, 하청의 확대였다. 그리고 기업은 어려움이 예상될 때마다 하청업체를 털어버린 뒤, 필요할 때에는 새로운 업체와 계약하며 외주, 하청 업체를 경제 충격에 대한 안전판으로 활용해왔다. 기업이 준 일감에 따라 일하지만 개인 사업자로 위장되어 고용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특수고용노동자들도 기업에게 또 하나의 안전판이었다. 위의 표를 보면 외환위기가 있었던 97을 기점으로 단시간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의 구멍들은 차츰차츰 넓어져왔지만 ‘핵심 업무가 아니니까.’, ‘좋은 일자리는 노력을 증명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니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등의 이유로 우리는 그것들을 조금씩 방관하고 당연한 일로 여겨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위기는 원청-1차 하청-2차 하청으로 내려갈수록 낮아지는 노동권의 격차, 삶의 질의 격차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피해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하청업체, 특수고용직, 영세 업체 등에서 피해가 훨씬 크게 드러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그들에 대한 차별과 격차들이 고용형태와 업무의 차이를 이유로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드러났다.


연대와 협력은 ‘배제된 사람이 없도록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에서 부터!


차별과 격차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에서 연대와 협력은 불가능하다. 연대와 협력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일관된 원칙을 지녀야한다. 드물지만 ‘배제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갖추고 활동을 해나가는 주체들이 없지는 않다. 공공운수노동조합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인천공항 영종도 지역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종특별지부를 출범해 지역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서공단 노동조합은 이주노동자를 배제하지 않는 평등마스크를 지원하고 다국어로 된 보건의료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최근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에서는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의 외출을 금지하는 등 코로나19가 이주민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로 이어지자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공동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해고금지를 전제로 한 기업 지원 등 위기 대책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없도록 하는 요구들을 고민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출범…"인천공항 고용 위기 극복"[MBC, 20-04-09]

https://imnews.imbc.com/news/2020/society/article/5715456_32633.html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인천 영종도 지역 노동자들의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영종특별지부를 출범시켰습니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늘 영종특별지부 출범 기자회견에서, "인천공항 노동자 7만여명 중 휴직자 퇴직자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2만5천여명에 달한다"며, "특히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하면 권고사직이나 정리해고를 당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정부와 공항공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가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지키겠다"영종도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영종특별지부를 통해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노총, 비상체계로 조직 개편…'코로나19 해고' 전면 대응[뉴시스, 20-04-17]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417_0000997509&cID=10201&pID=1020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비상체계로 개편하고, 노동자 해고에 전면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정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 상반기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해고 금지, 총고용보장'이란 사업 기조 하 4대 핵심 의제는 ▲해고금지, 총고용보장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등이다.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경제위기 및 고통전가 공세 전면 대응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장치 확보 등도 의제로 포함됐다.


공공운수노조 ‘노정 비상협의’ 제안, 대한민국 새로운 가능성 엿본다[참여와혁신, 20-04-09]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183

눈여겨 볼 지점은 사회경제 주체로 노동이 자신의 역할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동의 책임 있는 역할도 제시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췄다. 특히나 정부가 코로나19로 발생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을 지출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액 세출구조조정만으로 충당할 순 없다”며 “재원과 지출 모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세출구조조정은 기존 예산에서 돌려 막는 식이기 때문에 기존 공공서비스 질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가 지출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게 교섭에 나선다면 재원 마련에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의 지출(재정 지원)을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자는 뜻이며, 이것이 전제됐을 때 고용보험요율 인상과 같은 재원 마련에 노동자들이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박준형 정책기획실장은 “비정규직 고용유지를 위한 지출에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조합이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비상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에 기반한 공공기관 경영평가도 무의미하며 성과급도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공운수노조의 실천적 방안들을 밝혔다. 결국 코로나19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전제하고, 정부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경제 위기 극복에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비자·건강보험 없는 이주노동자도”…성서공단노조, ‘평등 마스크’ 나눔[뉴스민, 20-03-23]

http://www.newsmin.co.kr/news/46830/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를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자에게로 한정하자 성서공단노조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직접 무료 나눔에 나섰다. 13일 성서공단노조는 비자가 없으면 코로나19 위험이 없단 말인가종일 기계 앞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어떻게 약국우체국 앞에서 줄을 설 수 있겠나라며 원천적으로 마스크 구매를 봉쇄한 정부의 공적 마스크 정책에서 공공성은 실종되고 있다우리는 비자의 유무를 묻지 않고건강보험 가입을 따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사람 안 가린다” 코로나가 드러낸 인종차별 민낯[한겨레, 20-03-20]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3495.html

일부 사업장에선 이주노동자들에게 외부로 나가는 것조차 금지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경기도 여주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2개월째 공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나가면 자르겠다고 회사에서 위협한다고 한다. 천안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도 공장에서 나가지 못하게 해 한달 반 동안 회사에서 못 나오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다 출퇴근하는데 이주노동자를 바이러스 취급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개인 위생용품 지급에서도 차별이 발생했다. 우다야라이 위원장은 “금천에 있는 한 회사는 한국 사람한테는 마스크를 주지만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마스크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하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활동가는 “외국인이 공적 마스크를 구하려면 건강보험증과 외국인등록증을 직접 제시해야 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격이 없는 난민 신청자와 국외에 다녀온 뒤 체류 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는 난민, 인도적 체류자는 공적 마스크를 살 기회를 차단당한다”며 “난민들은 ‘우리는 정부에게 사람이 아닌 거냐’, ‘나는 매일 공포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바이러스는 국적을 가리지 않듯 내국인과 이주민을 가리지 않는 평등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혐오와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 지급 시 이뤄지는 차별에 대해 만일 지금처럼 공공 마스크 보급에서 이주민을 차별할 경우 세계가 한국의 대응을 민주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인종차별국가라는 오명을 안을 수도 있다며 “이주민에게도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자격을 부여하라”라고 촉구했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0.1%에 불과한 30명 미만 사업장, 실업급여 대상에서 배제되는 특수고용 노동자 등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곳은 여전히 많기에 이러한 시도들이 의미가 있고 더욱 확대되어야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의 시도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이윤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이윤 추구에 방해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판으로 내세울 누군가를 만들어 내야한다. 그러나 ‘함께 살자!, 다시 날자!’는 구호로 대표되는 공공운수노조의 활동은 한 사람도 뒤에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시각에서 모두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의료와 경제 등 사회 전체를 넘나들며 사회의 취약점을 들춰놓고 있다. 사회적 재난과에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무엇이 되어야할지 고민해보며, 불안정한 삶과 이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시대를 살아갈 원칙을 새기자. 이윤의 관점에서는 정당화되어온 차별과 배제가 노동의 관점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로 새롭게 등장한다. 연대와 협력은 ‘배제된 사람이 없도록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노동조합들의 활동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미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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